호주 북쪽 바다에서 찍은 희귀한 순간
사방이 꽉 막혀 옴짝달싹 못하는 신세가 되면 어떤 느낌이 들까? 해파리에 안에 갇혀 버린 이 물고기가 이런 생각을 갖게 한다.이 사진은 호주의 사진작가 팀 새무얼(Tim Samuel)이 시드니 북쪽 바이런베이(Byron Bay) 바다에서 찍은 사진이다. 찍은 시점은 지난해 말이라고 한다. 그가 이번주 소셜뉴스 웹사이트 ‘레딧’(Reddit)과 사진공유 웹사이트 인스타그램에 올린 이 사진이 세계 누리꾼들의 시선을 잡아끌고 있다. 불과 며칠 사이에 수백만 뷰를 기록하고 댓글도 수천개가 달렸다. 불투명하고 불확실한 세상살이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자신들의 자화상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일까?어떤 연유인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해파리에 먹혀 버린 이 물고기는 살아 있다. 새무얼은 한동안 지켜본 결과 해파리는 물고기가 헤엄치는 대로 움직이는 듯했다고 전했다.사진 속의 물고기와 해파리가 정확히 어떤 종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호주 퀸즐랜드대의 한 해양과학자는 해파리는 독을 품고 있는 입방해파리류의 일종으로 추정했다. 물고기는 전갱이과에 속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전문가들은 해파리가 물고기를 삼켰다기보다는 물고기가 의도적으로 해파리에 접근했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한다. 이 물고기는 해파리들을 보호막으로 삼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처럼 물고기가 해파리 안으로 들어간 사례는 극히 드물다.
“이것도 자연의 섭리…그래서 놔뒀다”
해파리 안으로 들어간 사태는 물고기에게 재앙일까 아니면 안식일까? 물고기의 몸짓을 보면 후자에 속하는 것으로 보인다. 몸부림치기보다는 평안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 물고기는 해파리가 먹기에는 덩치가 너무 크다. 해파리는 플랑크톤이나 물고기 알 등을 주로 먹고 산다.행인지 불행인지 한몸이 돼버린 이 두 바다생물의 운명은 어떻게 됐을까? 새무얼은 한동안 따라다녔지만 최종 결과를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한다. 그는 온라인 매체 <기즈모도>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애초엔 물고기를 꺼내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결국엔 그냥 자연의 섭리에 맡겨놓기로 했다. 어려운 결정이었다.”
곽노필 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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